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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유럽

미드나잇 인 파리, 벨에포크로 걷다

by Whatever it is, it matters 2025. 4. 7.

미드나잇 인 파리

 

 

파리는 지금도 참 멋지지만,
한때는 “더욱 찬란하고 황홀했던 시절”이 있었다.
벨 에포크(Belle Époque).
그리고 나는 이번 파리 여행에서 그 시절의 그림자를 따라 걸었다.


🎬 ‘미드나잇 인 파리’, 그 마법의 시작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는
현대의 남자가 파리 한복판에서 1920년대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밤 12시, 파리 골목에서 클래식 자동차가 그를 픽업하면
그곳엔 해밍웨이, 피츠제럴드, 거트루드 스타인, 달리 같은 전설들이 기다리고 있다.

“현재는 늘 불완전하고 지루하다.”
– 그래서 사람들은 늘 과거를 동경하지.

이 영화는 단순한 로맨틱 판타지가 아니다.
예술과 시대, 그리고 자아에 대한 깊은 통찰이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나는 그 시간여행의 흔적을 직접 찾아가봤다.


📚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시간의 냄새가 나는 서점

영화에서 주인공이 자주 찾던 서점.
실제로 파리에 존재한다.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Shakespeare and Company).

세느강을 따라 걷다가 노트르담 대성당 맞은편에서 이 서점을 발견했을 때,
나는 입구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마치 책 한 권이 나를 들여보내도 될지 망설이는 듯한 느낌.

  • 좁은 입구,
  • 구석구석을 파고든 책장들,
  • 낡은 타자기,
  • 고양이 한 마리의 여유.

그 안엔 해밍웨이, 제임스 조이스, 피츠제럴드…
수많은 작가들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었다.
심지어 이곳에선 작가 지망생들이 무료로 머무를 수도 있었고, 실제로 3만 명 넘는 이들이 이 서점에서 잠을 잤다고 한다.

나는 그날, 오래된 책 한 권을 샀고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시간이 종이처럼 접힌다는 기분이 들었다.


☕ 카페 드 플로르, 해밍웨이가 앉았던 그 자리

그 다음은 카페 드 플로르(Café de Flore).
생제르맹데프레에 위치한 이 카페는 파리 카페 문화의 상징이자,
실존하는 ‘벨에포크의 흔적’이기도 하다.

해밍웨이는 자주 이곳에 앉아 글을 썼고,
보부아르와 사르트르는 여기서 철학을 논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커피잔에서 문학과 사유가 증기처럼 피어올랐던 곳.

나는 카페 안쪽 창가 자리에 앉았다.
차가운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문득 해밍웨이가 마셨을 커피 맛을 상상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들은 도대체 왜 이토록 뜨겁게 살았던 걸까.


✨ 벨에포크, 한 시대의 낙관

벨 에포크. 프랑스어로 "아름다운 시절"이라는 뜻.
1871년부터 1914년까지, 파리는 과학, 예술, 문학, 건축, 패션, 삶의 방식… 모든 것이 찬란히 피어났다.

  • 에펠탑이 세워졌고,
  • 오페라 가르니에에 조명이 들어왔고,
  • 물랭루즈의 쇼걸들이 밤마다 춤을 췄고,
  • 로트렉과 드가, 마티스가 화폭을 흔들었다.

이 시대를 산 사람들은 "앞으로는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삶은 아름답고, 미래는 낙관적이며, 지금은 축제다.
그 낙관이 파리의 공기 속에 아직도 남아 있는 듯했다.


🌙 오늘, 나의 벨에포크를 걸으며

나는 그 시절을 살지 못했지만,
그 서점에서, 그 카페에서, 그 골목에서
잠시나마 나만의 ‘벨에포크’를 살았다.

요즘처럼 혼란스러운 시대엔
그 시절 사람들이 믿었던 낙관이 더 그리워진다.

“지금은 늘 지루하지만,
어쩌면 우리가 지금 이 순간을
누군가의 '아름다운 시절'로 기억하게 될지도 모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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