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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노동의 배신

by Whatever it is, it matters 2022. 3. 21.

독서일: 2016/08/17 오후 12:37
비고: 2016년 8월 17일 오후 12:37
작가: 바버라 에런라이크

르포르타주이면서 르포르타주 이상이고, 사회 분석서임녀서 사회 분석서 이상이고, 소설은 아닌데 소설처럼 흥미롭다.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진짜 선동'을 한다.

1장 가난하기에 돈이 더든다

- 약물에 관한 한 전체주의 국가인 미국에서는 시리얼 상자를 진열대에 쌓거나 호텔 방을 청소하는 일을 하려면 의료 관계 직원 앞에 쪼그리고 앉아 소변을 봐야 한다.


- 공정근로기준법(Fair Labor Standards Act)에 따르면 고용주는 식당 종업원처럼 '팁을 받는 피고용인'에게 시간당 2.13달러만 지급하면 된다. 하지만 2.13달러에 팁을 합한 금액이 최저 임금 미만이거나 시간당 5.15달러 미만일 때는 고용주가 그 차액을 채워주어야 한다. 내가 일했던 식당 주에서 이런 사실을 지배인에게 얘기해 주거나 기타 다른 방법으로라도 알려준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 글을 쓸 때는 적어도 먼저 자료 조사를 하고, 개요를 작성하고, 초고를 쓴다는 식으로 일의 진행방식이 있다. 반면에 식당 서빙 종업원으로서의 나는 사방에서 벌떼같이 날아드는 주문공세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다.


- 게일이 다독여 주지 않았더라면 일을 계속 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괜찮아요. 실수 안 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어요."
- 두 가지 문제만 없다면 프롤레타리아적 평온함을 만끽하며 그런대로 하루하루 살아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첫 번째는 바로 관리자들이었다.
- "아니 어떻게 하루에 40달러에서 60달러를 방 값으로 낼 생각을 해요?" 게일은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내가 무슨 수로 한 달치 아파트 집세에다가 보증금을 마련하겠어요?" 나는 500달러짜리 원룸을 구한 것을 두고 의기양양했었는데, 그게 가능했던 건 저임금 생활을 시작할 때 떼어 놓은 1,300달러가 있었기 때문이다. 물리학의 몇몇 명제가 그렇듯이, 빈곤 속의 삶도 시작 조건이 모든 것을 결정했다.


- 한 사람들만 아는 절약법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난하기 때문에 추가로 드는 비용이 수두룩했다. 아파트를 구할 때 지불해야 하는 한 달치 집세와 한 달 집세에 상응하는 보증금이 없으니 결국 일주일 단위로 방을 빌리면서 엄청난 방세를 내야 한다.


- 원래의 삶에서라면 이 정도로 통증을 느끼면 하루 쉬면서 얼음짐질을 하고 스트레칭을 하면서 지냈으리라. 그러나 지금의 삶에서는 진통제 알리브 광고를 보면서 나를 위로하는 게 고작이었다.

2장 모두가 우리를 무시한다

- 구직활동은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
- 이제 남은 일은 직장을 구하는 것이었다. 키웨스트의 경험을 통해 고용주들이 진짜 사람이 필요해서 구인 광고를 내는 건 아니므로 가능한 여러 곳에 지원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 구직 과정에서 알게 된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 많은 구인 광고와 직업 박람회에도 불구하고 포틀랜드 역시 또 하나의 시간당 6~7달러 수준의 도시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우주공간에서 새로 포착된 방사선의 폭발이 천문학자에게 놀라운 것처럼, 이 발견은 경제학자에게 눈이 번쩍 뜨이도록 경이로워야 마땅한 현상이다. 만약에 (노동력의) 공급이 수요보다 적다면 가격이 상승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 이것이 '법칙'이다. 내가 지원했던 청소 용역 회사 메리 메이즈(Merry Maids)에서 사장은 장장 1시간 15분 동안 나를 잡아 놓고는 착실한 직원 찾기가 힘들다고 불평했다. 그녀가 제시하는 급여가 일주일에 평균 40시간 일하고 200~250달러 인 것을 감안하면 해결책은 너무나 간단했다. 사장은 내가 일주일 급여를 시간당으로 환산하는 걸 눈치채고 "급여를 시간당 얼마라 환산하지 마세요. 여기서는 그런 식으로 계산하지 않습니다."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계산해 보았더니 시간당 5~6달러에 불과한 그 돈을 받고 하는 일은 이 숙녀분이 기꺼이 인정하듯 반복성 긴장 장애의 위험이 아주 높은 힘든 노동이었다.


- 내가 시간이 지나도 지치지 않고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수십 년 동안 평균 이상의 의료 혜택을 받고, 고단백의 영양 섭취를 하고, 1년에 400~500달러씩 내고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계속해 왔기 때문이다. 내가 생산성 좋은 가짜 노동자 노릇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지금가지 몸을 망가뜨릴 정도로 장기간 힘든 육체노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집주인 아닌 다른 사람들로부터는 사람대접을 받는 것도 아니었다. 편의점에서 시간당 6달러를 받고 일하는 여성들도 우리를 깔보는 듯했다.

3장 '동료'라는 이름의 노예

- 1992년, 월마트가 세계 최대의 소매상이 되다. 1997년, 판매고가 100억 달러를 초과하다. 1998년, 직원 수가 82만 5,000명에 달하는 미국 최대의 민간 고용주가 되다.

4장 왜 악순환이 계속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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