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small step for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퍼스트맨.
라라랜드로 유명한 샤젤 감독의 작품.
1961년 제미니 프로젝트 부터 1969년 아폴로 프로젝트 달착륙 성공까지의 닐 암스트롱의 이야기를 시간 순으로 풀어가는 우주 가족 영화.
첫 감상 후 바로 드는 생각은
나쁘게 말하면, 인터스텔라에서 가족을 따오고 그래비티에서 우주를 따왔네 정도로 볼 수 있겠다 싶었다.
영화 내내 도전과 죽음, 아픔을 그리고 있다가 달 착륙 성공 후 아이의 유품을 달에 던지고 귀환하는게 조금 슬프면서도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깼기 때문이다. 가족 영화네. 하면서.
씨네타운 나인틴 이승훈 PD의 말처럼,
그래비티와 인터스텔라가 나온 2010년대에 스페이스 오페라에 도전하는 샤젤 감독의 뚝심은 대단하지만, 주제의식에서 조금 식상함을 느꼈다고 할까? 그건 이미 인터스텔라에서 경험했던 감정이기에.
아무튼,
그건 그거고.
영화관에서 꼭 봐야할 영화.
우주 영화지만, 덩케르크의 느낌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었다.
덩케르크가 전쟁을 세 가지 시점에서 체험할 수 있게 해줬다면,
퍼스트맨은 우주인과 우주인을 남편으로 둔 아내의 시점을 모두 체험할 수 있게 해준다.
우주에 대한 체험은 그래비티와 비슷하거나 능가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관객이 첫번째 달 착륙을 성공한 닐 암스트롱과 일체화될 만큼 깊은 체험감을 느끼게 한다.
기체의 흔들림, 닐의 시선. 이 두가지 기법으로 간접체험인데, 숨막히는 긴장감을 주고 우주의 고요함과 섬뜩함을 그대로 느끼게 한다.
우알못인 내가, 우주로 간 후 4일이 지나서 달까지 갔다는 걸 처음 알았을때 놀라움에 더해서
자살행위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우주선의 출발, 망망대해보다 더 알 수 없는 우주의 항해, 그대로 달과 부딪혀서 죽을지도 모르는 착륙의 순간까지 모든 순간 순간이 죽음과 삶의 경계를 왔다갔다 했을 거라는 생각에 영화 내내 숨을 죽일 수 밖에 없었다.
샤젤감독이 정말 영리하다는 걸
이번 영화를 보고 느꼈다.
라라랜드와 위플래시도 잘 만든 영화고 극찬을 받았지만, 퍼스트맨이 몰입도면에서 더 좋은 것 같다.
라라랜드도 뻔한 스토리를 마지막의 '우리가 계속 만났더라면'의 뮤지컬 장면으로 결코 뻔하지 않은 영화로 만들어냈다면,
퍼스트맨은 어쩌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를,
독특한 카메라 기법과 1인칭 시점의 활용으로 모든 관객에게 우주탐사의 두려움과 퍼스트맨의 고뇌와 노력, 가족의 감정 등 모든 것을 온몸으로 느끼게 만들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무서웠다.
마치 내가 죽으러 가는 느낌을 종종 받았으니,
체험으로써의 영화로 덩케르크와 양대산맥을 이룰 것 같다. 너무 두려웠고, 가슴졸이면서 2시간 20분을 보냈다.
사족으로, 이렇게 엄청난 우주를 '창백한 푸른점'에서 살고 있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한정된 자원으로 탐사 또는 개척이 가능할까라는
부정적인 마음이 내 속에 크게 자라났다.
적어도 화성정도에 테라포밍해서 그 가능성을 볼 것이라는 기대들은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우주는 바다보다 더 가혹할 것 같다.
어떤 어트랙션보다 무서운 영화를 한 편 보고 왔다.
IMAX로 보면 미칠듯.
앤트맨 1편 악당 코리 스톨 머리...를 보고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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