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잘난척하기 딱좋은 우리말 잡학사전
이재운 지음 | 노마드 | 2018년 06월 10일 출간
잡학사전, 그 어감이 좋아서 선뜩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우리말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올 것 같아서 기대를 했습니다.
이게 웬걸, 진짜 사전이었어요.
총 1045개의 단어의 본 뜻, 바뀐 뜻, 보기글이 있는 진짜 사전.
처음에는 챕터별로 어떤 우리말의 어원을 찾아서 유래와 그에 이런 저런 스토리가 복잡하게 얽혀진 거라고 생각해서 재밌는 이야기꾼 하나 모셔봐야지 싶었는데
필요할 때 꺼내 보는 사전, 사전적의 의미의 진짜 사전이었어요.
예를 들면 이런식.
0256 도무지
본 뜻 도모지는 조선시대에 사사로이 행해졌던 형벌이었다. 물을 묻힌 한지를 얼굴에 몇 겹으로 착착 발라놓으면 종이의 물기가 말라감에 따라 서서히 숨을 못 쉬에 죽게 되는 형벌이다. 고통 없이 빨리 죽이는 가벼운 형에 속한다
바뀐 뜻 끔찍한 형벌인 '도모지'에 그 기원을 두고 있는 '도무지'는 그 형벌만큼이나 '도저히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의 뜻으로 쓰이고 있다. ⌜매천야록⌟에 따르면 흥선대원군 시절에 ~
보기 글 그 사람은 앞뒤가 꽉 막힌 게 도무지 얘기가 안 통하더라고.
처음에 표지를 보고 기대했던 것처럼 정말 재밌는 이야기가 넘쳐나는 책은 아닙니다. 아니 1045가지의 짧은 어원이 각자의 스토리를 만들어주기는 해요. 긴~ 스토리를 생각했던 사람에게 살짝 당황스러운 짧은 이야기들일 뿐입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사전'이니 사전은 '사전'으로 봐야 합니다. 멍청한 독자가 문제일 따름입니다.
저자(이재운, 제1저자 및 저작권자)의 머리말을 보고, 다시 스스로를 탓하고 이런 책을 내준 것에 감사하기로 마음을 고쳐봅니다.
우리말 사전을 만드는 데는 무엇보다 우리말의 어원, 즉 말이 생긴 근원을 찾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늘 찾고 있지만 1년에 서너 개 찾기도 힘듭니다.
국어학자들이 몇 달간 애써서 겨우 한두 개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책의 활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누군가가 심하게 '뗑깡'을 부린다.
아 너무 짜증나는데 순간 '뗑깡'의 이미지는 아는데 이게 어디서 온걸까?
궁금해지면 그때 책을 펼쳐서 'ㄷ'을 찾고, 162쪽 뗑깡편으로 넘어간다.
그냥 사전 찾는 것과 동일한 방식입니다.
그러면 뗑깡의 본 뜻이 나온다. 왜 일본어 '덴칸'이 뗑깡이 되었고, 이 말을 쓰면 안되는지, '어거지', '투정' 등으로 바꿔서 쓰는게 더 좋은지 등을 알 수 있습니다.
저자진들이 피땀흘려 한자 한자 만든 우리말 사전이니만큼, 필요할 때 찾아 볼수 있게 언제나 지척에 놓고 활용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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