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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 “어쩔 수 없다”는 박찬욱식 불편함

by Life matters 2025. 9. 24.

영화 리뷰 – “어쩔 수 없다”는 박찬욱식 불편함

 

 

방금 보고 온 따끈따끈한 영화 리뷰를 남겨보려 합니다. 바로 박찬욱 감독의 신작인데요. 이병헌, 손예진 등이 출연하고 15세 관람가라는 점에서 “이번엔 좀 부드럽게 가나?” 싶었지만… 역시 박찬욱은 박찬욱이었습니다.


소프트하게 시작하지만, 중반부부터 드러나는 본색

영화의 초반은 의외로 담백합니다. 대사 톤도 가볍고, 화면 연출도 비교적 차분해서 “이 감독이 이렇게 온순할 수도 있네?” 싶은데요. 하지만 중반부가 넘어가면서 상황은 달라집니다. 관객이 애써 외면해왔던 불편함의 지점을 하나둘씩 건드리면서, 그 특유의 서늘함이 스며듭니다.


세 번의 살인, 앓던이가 빠진다

이 영화의 핵심은 세 번의 살인으로 요약됩니다.

  • 첫 번째 살인은 남의 손을 빌려 저지릅니다. 직접적인 죄책감은 덜하지만, 이미 경계선은 넘어섰습니다.
  • 두 번째 살인은 연민과 공감을 빌미로 저질러집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란 변명은 관객을 더 불편하게 만들죠.
  • 세 번째 살인은 숨김조차 없습니다. 내내 아프던 이를 뽑아내듯, 대놓고 저지르는 살인. 전작들에서 보여준 박찬욱 특유의 냉철함이 완성되는 순간입니다.

살인과 더불어, 실제의 불륜과 불륜과도 같은 감정선 역시 묘하게 불편하게 만듭니다. 죄책감과 쾌감 사이의 긴장감. 이 두 개의 줄기가 교차하면서 영화는 한층 더 깊은 불편함을 만들어냅니다.


평화로운 가정, 그러나 썩어가는 뿌리

결국 영화는 ‘평화’라는 결말로 포장됩니다. 가정은 다시 안정을 찾은 듯 보이고, 일상은 원래대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죠.
하지만 감독은 관객에게 속삭입니다.

“평화로운 사과나무 밑에서 시체가 썩고 있듯, 이 가정 역시 이미 뿌리부터 썩어 있다.”

 

결국 이 모든 상황을 관통하는 한 마디가 남습니다.

 

“어쩔 수가 없다.”

 

이번 작품은 확실히 박찬욱표 불편함의 미학을 다시금 증명해낸 영화였습니다. 

소프트하게 시작해 관객을 방심하게 만들지만, 

끝내는 불륜·살인·가정이라는 키워드를 엮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찜찜함을 남깁니다.


영화관을 나서는 발걸음은 가볍지 않았지만, 오래 곱씹게 되는 건 역시 명장의 힘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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