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여유를 한 껏 즐기며, 소파에 누워 TV를 보았습니다. KBS 다큐 3일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더군요. 미소 짓게 하는 희망적인 내용과 무한경쟁의 사회에서 소상공인들이 웃을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이런 방법도 있구나라는 생각에 그 내용과 소감을 끄적여 봅니다.
동네빵네협동조합의 이야기입니다. 동네빵네협동조합은 서울 서대문구·은평구의 동네 빵집들이 모여서 만든 협동조합으로 공동출자와 정부지원을 통해 공동 공장을 꾸려서 프랜차이즈가 아닌 동네 빵집으로 살아남기를 노력하고 있는 조합입니다.
“파리바게뜨요? 엎어지면 코 닿을 데 있죠.”
파리바게트, 롯데리아, 카페베네 등의 대기업 들이 골목상권에 진출한지 오래입니다. 심지어 정말 몇 명 살지 않는 읍·면 단위까지 진출해 있지요, 그리고 각종 멤버십혜택 등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니 동네 상권들은 도저히 견뎌내기 힘든 수준입니다. 2000년 1만 8,000여 개에 달했던 동네빵집은 2013년 말 기준 4,800여 개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동네빵네협동조합(동네빵네)에 속한 ‘빵집 사장님’11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예전에는 빵 굽는 기술만 있으면 처자식 먹여살리고 내 집 장만도 할 수 있었지만,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이 곳곳에 입점하면서 대기업의 자본력과 마케팅 공세를 당할 수 없었습니다.
'빵 만드는 사람의 자존심이 있으니까, 빵 만든다고 함부로 아무거나 넣어가지고 만들 순 없으니까, 동네 바로 옆에 있는 사람들한테 파는 거니까. 저는 빵 만드는 사람이고요, 그건 빵 만드는 사람들의 자존심이에요.'
- 박영현(42), ㅎ베이커리
좋은 빵을 만드는 건 동네 빵집 주인들에게는 자존심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좋은 빵을 만들면서 대기업 프랜차이즈와 경쟁할 그런 방법이 있을까 그러던 중에 이들은 '협동조합'에게 시선을 돌렸습니다. 중소기업청이 소상공인이 5명 이상 모여 협동조합을 만들면 시설 지원을 해준다고 합니다.
동네빵네 빵집 사장님들은 힘을 합치고, 공동 출자와 중소기업청의 도움을 통해 공동 공장을 만들었습니다. 개인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지요.
공장이 생기면서, 동네빵네는 두 가지 경쟁력이 생겼습니다. 우선은 개인빵집/프랜차이즈에서 강제로 숙성시키는 빵에 비해 새 설비로 도입한 천연효모 발효기를 이용해서 반죽을 천천히 숙성시키는 일이 가능해져서, 더 맛있고 건강한 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천연 발효 반죽을 이용한 독특한 빵들이 인기를 끌면서 이들 매장의 매출도 크게 늘었다. 시사In 조남진>
그리고, 개인으로써는 경쟁력있는 브랜드를 구축한 것입니다. 동네빵네 조합원 가게에서는 이런 천연 발효빵을 기반으로 한 독특한 빵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일주일간 세 번 발효시킨 빵에 붉은 쌀과 사과·건포도 등이 박혀 새콤달콤한 ‘일주일을 꿈꾼 빵’, 노아의 방주처럼 둥글게 생긴 빵 가운데 고소한 크림치즈를 얹은 ‘노아갈릭’, 빵 속에 든 무화과가 톡톡 씹히는 ‘무화과 꽃이 피었습니다’ 등인데, 이들 빵은 협동조합 설립 이후 각자 매장에서 잘나가던 대표 주자들을 개량해 공동 브랜드화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프랜차이즈/개인빵집과는 다른 특화된 경쟁력으로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습니다.
동네빵네는 협동조합을 만들고 공동 공장을 운영해 매출이 각각 20~40% 증가했습니다. 동네빵네협동조합은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것 같습니다.
"혼자서는 어렵겠지만 여럿이 힘을 합치면 동네 빵집이 다시 빵집의 중심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 안미진(47), ㅁ빵집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11명의 빵집 사장님들은 다시 웃음을 되찾았다는 것입니다.
소상공인이 웃음을 되찾을 수 있었던 방법, 그건 바로 '함께'와 '다름'이었던 것 같습니다.
동네빵네의 이야기는 거대 기업의 자본력과 싸우는 것보다 '함께 색 다른' 경쟁력을 갖춰서 시장 속에서 살아 남는 이야기로 제게는 다가왔습니다.
KBS2, 다큐멘터리 3일, 꿈을 꿈는 빵집, 동네빵네협동조합 72시
시사인 Live, "그 동네 '빵빵'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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