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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정치

“할일 다 했으니 떠납니다”…노무현ㆍ문재인 측근 이호철

by Whatever it is, it matters 2017. 5. 13.

http://hankookilbo.com/v/b7aed643c37a41c8a9a9a775b8351628

“제가 존경하는 노변과 문변, 두 분이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살아오면서 이만한 명예가 어디 있겠습니까.

정권교체는 이루어졌고 제가 할 일을 다한 듯 합니다. 마침내 저도 자유를 얻었습니다. 저는 권력이나 명예보다 자유롭기를 원해 왔고, 저의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납니다.”(인천국제공항에서 이호철)

이 전 수석은 부림사건 피해자로서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림사건은 앞선 전두환정권이 1981년 부산지역 대학생ㆍ교사 등 22명을 ‘불온서적을 읽고 이적활동을 했다’고 낙인 찍은 사건이다. 당시 정부는 같은 해 4월과 6월 발생한 부산대 학생시위를 주도한 게 당시 학생회장이었던 이 전 수석이라고 지목하면서 그와 관련된 부산 민주화운동 세력을 탄압하기 위해 사건을 의도적으로 조작했다. 검찰은 영장도 없이 당사자들을 구속한 뒤 일명 ‘통닭구이’ 등 끔찍한 고문으로 자백을 받는 등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으로 몰았다. 이 사건은 영화 ‘변호인’에서도 소개됐다.

사실 이 전 수석이 처음으로 노 전 대통령을 만난 건 부림사건이 아닌 1982년 3월 발생한 ‘부산 미국문화원 방화사건’ 재판이었다. 부산 대학생들이 미국 정부가 5ㆍ18 광주민주화운동당시 학살을 용인했다며 불을 지른 사건이다. 이 재판으로 인연을 맺은 노 전 대통령은 이 전 수석이 부림사건 3차 구속자가 된 이후까지 무료변론을 했다. 이 전 수석은 결국 징역 4년형을 선고 받고 실형을 살다 같은 해 12월 집행정지로 풀려났다.

평범한 변호사였던 노 전 대통령은 당시 구치소에서 피투성이가 돼 있던 이 전 수석을 접견하며 현실에 눈을 떴다고 한다. 젊은 학생들이 직장이나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민주화운동에 헌신하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은 것이다. 석방된 이후에도 두 사람은 꾸준히 교류했고, 그가 건네준 민주주의 관련 서적을 노 전 대통령이 탐독하는 등 민주화 운동에선 이 전 수석이 선배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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