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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모래알 같은 작고 소중함을 다시 깨닫게 하는, 거대한 멀티버스 명작_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Whatever it is, it matters 2025. 3. 11. 12:55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무척이나 놀라운, 왜 모든이가 열광했는지 뒤늦게 깨닫게 된 아주 늦은 감상기


🎬 영화 정보

  • 감독: 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
  • 출연: 양자경(에블린 왕), 키 호이 콴(웨이먼드 왕), 스테파니 수(조이 왕/잡투파키), 제이미 리 커티스(디어드리)
  • 장르: 액션, 코미디, 드라마, SF
  • 개봉: 2022년
  • 수상: 2023년 아카데미 7관왕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 줄거리 간략 정리

이 영화, 그냥 ‘멀티버스 액션 영화’라고 하기엔 너무 아까운 작품이다.

주인공 에블린 왕은 세탁소를 운영하는 평범한 이민자다. 남편 웨이먼드와의 관계도 삐걱거리고, 딸 조이와도 갈등이 많다. 게다가 국세청 감사까지 받게 되면서 스트레스 폭발 직전. 그런데 갑자기 남편이 이상한 말들을 하기 시작하더니 ‘멀티버스’ 운운하며 다른 차원의 자신들과 연결할 수 있다고 한다.

이게 뭐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잡투파키’라는 존재가 모든 우주를 파괴하려 하고, 에블린이 이를 막을 유일한 인물이라고?! 그렇게 그녀는 수많은 차원의 자신들과 연결되며, 기상천외한 능력을 얻고, 다양한 가능성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지금, 여기’에서의 삶과 관계들이었다.

 

💰 흥행과 평가

이 영화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호불호가 좀 갈렸었다. 설정도 정신없고, 스타일도 독특했으니까.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입소문이 돌기 시작하더니, 결국 아카데미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7관왕을 차지했다.

SF, 드라마, 코미디가 한데 섞인 이 독특한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았다는 것만 봐도, 그 힘이 대단하다는 걸 알 수 있다.

 

✨ 감상평

1) 멀티버스를 이렇게 풀어낸다고?

멀티버스를 다룬 영화는 많지만, 이 영화처럼 감정적으로 와닿게 만든 작품은 드물다.

특히 ‘시꺼먼 도넛 블랙홀’과 ‘구글아이’의 대비가 너무 인상적이었다. 모든 걸 집어삼킬 듯한 공허함과, 작지만 소중한 의미를 가진 작은 점. 이 두 개념이 영화 내내 충돌하면서도 결국 하나로 연결되는 순간이 너무 강렬했다.

 

 

2) 배우들 연기, 미쳤다

양자경은 말할 것도 없고, 키 호이 콴의 연기가 진짜 반전이었다. 오래 쉬었다가 다시 복귀한 배우인데, 웨이먼드라는 캐릭터를 너무나도 따뜻하고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그리고 잡투파키를 연기한 스테파니 수도 대단했다. 무심하고 허무한 듯하면서도, 그 안에 담긴 깊은 감정이 느껴졌다.

특히 웨이먼드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으로 나는 친절함을 택했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울컥했다. 가끔은 친절이 가장 강한 힘이라는 걸 잊고 사는 것 같아서.

 

3) 관계성의 회복, 그 감동 💖

이 영화가 좋은 이유는 단순한 SF 블록버스터가 아니라는 점이다.

  • 에블린과 아버지: 에블린은 오랫동안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했다. 미국으로 이민을 오면서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자신을 ‘실패작’이라 여기는 아버지 앞에서 작아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오히려 자신이 조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아버지도 에블린을 인정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결국 ‘완벽한 딸’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준다.

 

  • 에블린과 웨이먼드: 웨이먼드는 한없이 착하고 다정하지만, 현실에서는 늘 밀려나 있는 존재였다. 에블린은 그런 웨이먼드를 답답해하고, 그가 유약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웨이먼드의 ‘친절함’이야말로 가장 강한 힘이라는 걸 깨닫는다. 결국 에블린도 그를 이해하게 되고, 그 따뜻함을 받아들이면서 관계가 회복된다.

 

  • 에블린과 조이(조부 투파키): 가장 중요한 갈등은 모녀 관계였다. 에블린은 조이를 사랑하지만, 그 사랑이 강요로 다가간다. 조이는 어머니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점점 더 멀어지고, 결국 멀티버스에서 절대적인 허무함에 빠져 ‘잡투파키’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에블린은 조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싸우는 대신, 딸에게 손을 내밀고 “나는 너와 함께 있고 싶어”라고 말하는 순간, 그들의 관계는 회복된다.

 

  • 에블린과 디어드리: 국세청 직원 디어드리는 처음에는 적대적인 존재로 등장하지만, 사실 그녀 역시 외로운 사람이었다. 다른 차원의 경험을 하면서 에블린은 디어드리를 이해하게 되고, 결국 서로를 인정하는 관계로 발전한다. 결국 ‘적’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이다.

이 모든 관계 속에서 ‘이 순간이 소중하다’는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Then I will cherish these few specks of time.

 

 

 

4) ‘삶을 바라보는 방식’이 바뀐다

도넛 블랙홀처럼 아무 의미 없는 것처럼 보이는 삶. 그런데 영화는 말한다.

사소한 것들도 모이면 큰 의미가 된다. 작은 순간이 우리를 만든다. 그리고 그 순간을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하다고.

평소에 지나쳤던 것들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영화였다.

 

 

🎭 결론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단순한 SF 액션 영화가 아니다.

온갖 장르가 뒤섞인 혼돈 속에서도, 결국 우리에게 남는 것은 ‘관계’와 ‘사랑’이었다. 뭔가 정신없이 웃다가, 뜬금없이 감동받고, 끝나고 나서도 계속 생각나는 영화.

이런 영화, 또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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