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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2에는 있고, 범죄도시에는 없는 세 가지_베테랑2 후기(스포일러 있음), 재밌다. Veteran 2 review

Whatever it is, it matters 2024. 9. 15. 22:12

 

 

너 내가 죄짓고 살지 말라 그랬지!

베테랑2가 개봉했습니다.
9년만입니다. 류승완 감독은 2년 연속 토론토 국제영화제(Toronto International Film Festival)에 초청되었습니다.
베테랑2는 서도철 형사가 돌아와서 연쇄살인법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입니다.
 
1편은 정말 강력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얼마전 TVN에서 재방하는 걸 멍하니 보고 있었는데, 
아트박스 사장님까지 계속해서 볼 수밖에 없었다.
 
조태오는 '어이가 없을 정도로' 찰떡같은 캐릭터성으로 흡입력을 더했다.
덕분에 천만영화가 되었고, 대한민국 흥행순위 7위까지 찍어버렸다.
베테랑 2는 과연 그만큼의 흡입력을 보여 줄 수 있을까?
 

스포일러? 류승완의 영리함.

스포일러가 맞긴 하겠다. 어찌되었든 범인의 정체는 나중에 밝혀지니까.
하지만 광고를... 황정민, 정해인 투톱으로 한다. 
그냥 뭐 그렇다고.
시작하자 말자 사실상 정해인이 범인인걸 특정하는데
이걸로 스포일러 어쩌고 하기도 민망하다.
 
하지만 류승완의 고민은 성공했다고 본다.
정해인이라는 간판 스타를 스포일러가 걱정이 되어서 꼭꼭 숨기고 있다?
초기 흥행 자체가 불안해보인다.
더구나 CJ ENM은 지난 2년간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 조차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럴때 스토리를 위해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정해인이라는 카드를 숨긴다면?
초반 흥행몰이가 어려울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엄청난 성공이었다.
황정민, 정해인 투톱이니만큼 대놓고 정해인을 범인으로 미리 알려주고, 
황정민이 어떻게 알아가느냐로 스토리를 잘 풀었다.
 
결과는 초기 3일만에 170만명이 돌파할 것이 유력해보인다.
드디어 CJ ENM도 한숨 놓을 것인가?

 

짝패와 부당거래의 명성 그대로, 베테랑과는 다르게

초기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이상하리만큼 부정적인 사람들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액션과 연기에 호평이 많다.
나 역시도 그렇다.
재밌게 잘 봤다.
이정도 퀄리티를 만들어내는 것이 류승완 감독의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범죄도시와는 결이 다른 시리즈를 만들어 냈다고 생각한다.
 
짝패에서부터 호평받았던 액션은 정말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오는 옥상에서의 액션신, 마지막 짠내나는 액션신 뿐만 아니라 베테랑 시리즈만의 짠내 나는 액션에 고급스러움을 더 했다.
 
부당거래에서는 검찰, 경찰의 부패에 대한 사회고발을 정말 사실적으로 구현했고,
베테랑 1에서는 재벌가의 범죄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었다.
 
배테랑 2에서는 다양한 시선의 복잡성이 더해졌다.
먼저 사이버렉카 유튜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매우 컸다.
인권보다는 화제성으로 돈을 버는 사이버렉카의 위험성은 그대로 전달되었고, 
비질란테, 자경단의 탈법에 의한 정의구현이 과연 옳은 것인가? 아니다. 라는 말을 명백하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런사이버렉카를 이용해 요구하는 요구조건이 무시할 수가 없다.
'사회 부패 기득권에 대한 단죄'
이 역시 필요하긴 하다고 역설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아닌 공권력이 아닌 사적 복수에 대한 범죄는 범죄라는 시선은 단호하다.
 
학교 폭력의 문제도 살짝 건드렸다.
학교 폭력에 대한 해결과 시선이 조금 얕긴 하지만, 이 역시 우리 세상에서 중요한 문제이니까.
 



오래되고 식상한 문제제기?

기득권에 대한 시선, 비질란테에 대한 고민 등은 아주 오래된 고민이고,
고담시티에서 배트맨이 한번 찐하게 훑고 간 고민이긴 하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이런 시선의 영화가 나오지 말란 법이 있나?
없다.
 
왜냐하면, 문제가 해결된적이 없기 때문이니까.
거기다 재미도 같이 가져왔다.
 
그럼 상업영화가 이정도면 된것이 아닌가? 싶다.
 
거기서 서도철(황정민)이라는 캐릭터성을 가져간 것 역시 긍정적이다.
 
그냥 힘캐에 히어로에서 멈추는 범죄도시 마석도보다
짠내나는 생계형 경찰, 구박받는 아버지. 그럼에도 경찰의 본분을 잊지 않고 법 테두리 내에서 정의를 찾는 서도철의 캐릭터성은 분명 특별하다. 
 
그렇기 때문에, 베테랑2의 200만 돌파 흥행이 고무적이기도 하다.
베테랑 3 역시 류승완이 맡는다면 기대가 된다.
 

베테랑2에는 있고, 범죄도시에는 없는  세 가지

둘다 재밌게 봤지만, 범죄도시의 속편은 이제 기대가 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이미 4편을 다 봐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첫째, 짠함이 있다.
"어우 힘들어, 피곤해" 이런말을 달고 사는 서도철. 실제로 남편이자 아버지이자 직장인의 짠함이 너무 묻어난다.
나이가 들고 서도철과 비슷한 나이대가 되는 사람들은 같은 감정을 느낄 것이다. 싸움에서 발생한 상처가 아니더라도, 가장으로써의 피곤함, 찌듬, 힘듬이 있다. 사람냄새이기도 하고 서글픔이기도 하다. 그런 짠함이 있다.
 
둘째, 새로움이 있다. 
류승완 감독의 액션은 좀 다르다. 파워풀하고, 멋지고 화려하지 않다.
넘어지고 밀치고 던지고 자빠지고 쓰러지고 바닥에 딩군다. 그러면서 스타일리시하다.
그리고 새로운 액션을 선보인다. 시원하다. 액션이 새로우니까 다음편이 기대가 된다.
 
셋째, 강한 적, 강한 주인공이 아니다.
"저 새끼 싸움 XX 잘해"라고 한다. 1편에 이어서 또 졌다. 싸움실력으로는 빌런을 이길 수가 없다.
그렇다고 빌런의 싸움실력이 또 그렇게 엄청나지도 않다. 결국은 개싸움이다. 
분명 위협적이지만, 칼을 쓴다던지 하면서 비현실적인 합을 맞추지 않고 실제에 일어날 법한 경찰과 범죄자의 체포소동같다.
힘들게 줘터져가면서 겨우 체포한다. 그래서 다음 편의 가능성이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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