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데이비드 핀처 감독, 마이클 패스벤더의 더 킬러(The Killer)(2023)
스타일리시 감독의 대표주자, 데이빗 핀쳐 감독의 2023년작 더 킬러를 어제 다시 봤습니다.
역시 재밌네요.
장르가 범죄 느와르로 되어 있는데
저는 그냥 블랙코미디처럼 보입니다. 액션 블랙코미디 ㅎㅎ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B에서 제작하기도 했고,
넷플릭스에서 릴리스(일부 영화관 개봉)되어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줄거리는 단순하게,
성공률 100%(한 번은 죽이기전에 스스로 죽은 것을 뺀다치면)의 전문 킬러가,
암살에 실패하면서 오히려 쫒기게 되다 여자친구가 거의 죽을만큼 다친 것을 보고
① 전 동업자이자 살인청부 중개인
② 여자친구를 다치게한(사실상 주인공 킬러를 암살하려고 했다가 실패하고 돌아간) 킬러 둘
을 처리하고
③ 클라이언트를 찾아가서 자신의 처지를 깨닫게 된 킬러의 이야기 입니다.
영화는 처음부터 주인공의 독백으로 시작합니다.
킬러는 외롭지만 특별한 존재라고 주인공은 생각하나 봅니다.
21세기 킬러는 007제임스본드가 아닙니다.
공유오피스 We work에서 은신하고,
맥도날드를 먹고,
공유바이크를 타고,
아마존을 무인택배서비스를 이용합니다.
사용한 유심은 바로 버리며,
항상 자신의 신분증은 달라집니다.
이런 부분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21세기 디지털 세계에서 익명으로 살아남기는 정말 어렵겠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블랙코미디의 낌새가 다분합니다.
Stick To your plan / 계획대로 해
Anticipate / 예측하고
Don't improvise / 임기응변 하지마
Forbid empathy, empathy is weakness, Weakness is vulnerability / 공감하지마, 공감은 약점이다, 약점은 취약하다.
Fight only the battle you're being paid to fight / 돈이 되는 싸움만 하라
주인공은 이런 이야기를 되내이고 계속 되내입니다.
자신의 신조이죠.
ㅎㅎㅎ
그런데...
영화는 정반대로 흘러갑니다.
일부러 감독이 의도한 것 같은데
시종일관 진지한 마이클패스밴더의 독백과 계속해서 어긋나는 상황이 피식거리는 웃음을 자아냅니다.
그와중에 스타일리쉬한 영상미는 덤.
계획대로 하라면서 시작부터 계획에 어긋나는 암살실패 ㅋㅋㅋㅋ
예측하라면서 허둥지둥
임기응변하지마라면서 상황이 급변해서 계획과 전혀 다른 행동
공감하지마라면서 죽일때도 사람 배려하고
돈이 되는 싸움만 하라면서,
돈안되는 복수를 하고 ㅋㅋㅋ
진짜 허둥지둥하는 킬러.
그리고 킬러가 공유경제에 녹아들면서 살아가는 것이
소수가 아니라 다수의 삶을 사는 노동자로서의 킬러의 모습이 보여서
씁쓸한 미소까지 보여지게 하는 블랙코미디 같습니다.
그 킬러처럼 "정확히 예측하고 임기응변 하지 않고 단계 마다 이게 득이 되는지만 자문하는"
연출의 프로페셔널리즘. - 이동진-
하지만! 이동진 평론가의 말처럼
연출 자체에는 호평이 많습니다.
데이빗 핀처는 "세븐(SEVEN)"이라는 역대급 영화와 "파이트클럽(Fight Club)"이라는 수작을 만든 엄청난 감독이죠.
영상미와 연출은 정말 정확히 프로페셔널 하다는 것에 절대 공감합니다.
재밌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행간의 의미를 이해 못하면 지루할수도 있습니다.
왜 독백과 행동이 어긋나지? 하면서 의문을 품고 킬러가 왜 저래? 이렇게 생각하면..
좀 별로로 보여지는데 이것들 자체가 의도된 연출이라고 보면 킥킥 거리면서 즐겁게 보실 수 있는 작품입니다.